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17

돈오점수란 무엇인가 – 깨달음의 순간과 수행의 시간 불교에서 깨달음은 단지 긴 시간 수행을 거쳐 얻는 결과일까요, 아니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통찰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한국 선불교는 특별한 방식으로 답해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개념입니다. 이 말은 문자 그대로는 '문득 깨닫고, 점차 닦는다'는 뜻으로, 깨달음은 순간적으로 오지만 그 이후의 수행은 천천히 이어진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돈오점수는 지눌이 한국불교의 수행론을 정립하면서 핵심적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단박에 진리를 인식하되 그에 걸맞은 삶과 실천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돈오점수의 개념과 철학적 배경, 그리고 현대적 적용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돈오와 점수, 두 수행의 결합불교 수행에는 크게 두 가지 방.. 2025. 6. 25.
정혜쌍수 – 참선과 계율, 두 바퀴로 가는 길 불교의 수행 전통 속에는 수많은 갈래와 방식이 존재하지만,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정혜쌍수(定慧雙修)’, 즉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수행 방식입니다. 이 개념은 단지 수행의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 수행 전체의 철학적 기초이자,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합니다. 정혜쌍수는 고려시대 지눌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이후 한국 선불교 전통에서 중요한 수행 원칙으로 자리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정혜쌍수가 무엇인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등장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 삶과 수행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겠습니다.정혜쌍수란 무엇인가?정혜쌍수는 선정(定, samādhi)과 지혜(慧, prajñā)를 함께 닦는다는 뜻입니다. '정'은 마음을 고.. 2025. 6. 24.
인물에서 철학으로 – 고승들이 남긴 핵심 사상 용어로 들어가는 길 우리는 지금까지 불교의 주요 고승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남긴 삶과 수행, 사상적 유산을 살펴보았습니다. 구마라습에서 시작해 지눌과 혜심, 법정과 성철에 이르기까지, 한 인물이 걸어간 길에는 그 시대의 정신과 고민, 그리고 불교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변화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거가 담겨 있었습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불교의 철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남긴 수행법과 사상, 그리고 그것을 지탱했던 핵심 개념들을 직접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는 '인물에서 철학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며, 그들이 남긴 핵심 불교 용어들을 하나하나 탐구하고자 합니다.왜 용어를 이해해야 하는가?불교는 단지 종.. 2025. 6. 24.
성철 vs 법정 – 계율과 무소유, 현대 선승의 두 길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며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공허가 공존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현대 한국불교의 두 상징이 된 인물이 있습니다.한 사람은 계율과 정진의 상징, 또 한 사람은 무소유와 자유정신의 아이콘으로 기억됩니다. 바로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인물의 수행 철학과 삶의 방식, 그리고 그들이 남긴 불교적 유산을 비교하며,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되짚어보려 합니다.성철 스님: 계율과 수행의 화신, 철저한 산중불교성철 스님(1912~1993)은 한국 근현대불교에서 수행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삶은 전통 선종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르는 ‘산중불교’의 구현이었습니다. 성철.. 2025. 6. 23.
경허 vs 근대 불교의 시대정신 – 불교의 민족화와 현대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회는 큰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이 시기 한국 불교 역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수행과 철학을 넘어 사회·민족·현대성이라는 시대정신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 경허(鏡虛)와 그의 법맥을 이은 근대 불교 운동가들(만해 한용운 등)이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허의 간화선 부흥과, 근대불교가 맞이한 새로운 시대정신의 흐름을 비교하며, 불교의 민족화·현대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봅니다.경허: 간화선의 부흥과 선종의 재생경허(鏡虛, 1849~1912)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선사로, 불교 쇠퇴기의 한국 선종을 부흥시킨 인물입니다. 당시 조선 사회는 유교 중심 정책과 숭유억불로 인해 불교가 정치·사회적으로 크.. 2025. 6. 23.
지눌 vs 혜심 – 한국 선불교의 완성, 정혜쌍수 정립 고려시대 한국 불교는 교학 중심의 전통에서 선종 중심의 수행불교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그 핵심에는 지눌과 혜심이라는 두 선승이 있었습니다. 지눌은 선과 교의 통합, 수행 체계의 정립을 통해 한국 선종의 이론적·실천적 기틀을 다졌고, 혜심은 스승의 법맥을 계승해 대중 결사를 지속하며 한국 선불교의 제도화·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인물의 사상과 활동을 비교하며, '정혜쌍수'와 '돈오점수'라는 수행철학이 어떻게 한국불교를 완성시켰는지 살펴봅니다.지눌: 수행불교의 이론 정립과 정혜쌍수지눌(知訥, 1158~1210)은 고려 중기의 고승으로,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불립니다. 그는 당시 불교계의 타락과 형식화된 교학 중심 불교를 비판하며, 수행 중심의 불교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그의 가장.. 2025.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