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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vs 원효 – 유식과 화쟁, 실천과 교리의 융합 불교의 교리는 다양하고 때로는 서로 상충되는 사상들을 포괄합니다. 특히 유식학(唯識學)은 인도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철학체계로, 중국의 현장(玄奘)에 의해 정리되었고, 한국에서는 원효(元曉)가 유식뿐 아니라 중관, 화엄 등의 다양한 사상을 화쟁(和諍)의 철학으로 통합하려 시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 유식학의 대표자인 현장과, 사상 통합의 대가 원효를 비교하여, 불교 교리의 전개와 실천적 적용에서의 한중 불교의 차이와 융합 방향을 살펴봅니다.현장: 유식학의 집대성과 이론적 불교의 정점현장(玄奘, 602~664)은 중국 당나라 시대 최고의 불경 번역가이자 유식학의 전파자입니다. 그는 17년 동안 인도에 유학하며 날란다 승원을 중심으로 인도 대승불교의 핵심 교리들을 직접 체득했고, 돌아와 방대한 양의 경전을.. 2025. 6. 22.
달마 vs 혜량 – 선종의 전래와 한 중 간 수행 철학의 싹 선종(禪宗)은 동아시아 불교에서 가장 독창적인 수행 전통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서는 달마(達磨)에 의해 선종의 씨앗이 뿌려졌고, 한국에서는 혜량(慧亮)을 비롯한 고승들이 그 사상을 수용하며 한국적 수행불교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 선종의 창시자 달마와 한국 선종 수용의 초기 인물 혜량을 비교해보며, 선종이 한중 양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수행 철학으로 발전해갔는지 그 ‘싹’을 살펴봅니다.달마: 중국 선종의 시조, ‘벽관’과 교외별전달마(達磨, ~530)는 인도에서 온 고승으로, 중국에 선종(禪宗)을 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남북조 시대 후량(後梁) 무제 때 중국에 도착했으며, 사상과 수행 면에서 기존의 교리 중심 불교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달마의 가르침은 .. 2025. 6. 21.
[선종의 확립과 교선통합: 한국불교 계보의 또 다른 축 한국 불교의 역사에서 선종은 단지 하나의 종파가 아니라, 수행 중심의 실천불교로서 독자적인 흐름을 이뤄왔습니다. 특히 선종은 고려시대 도의에 의해 뿌려진 씨앗이 지눌을 거쳐 확립되었고, 조선시대 보우와 함허득통 등을 통해 교종과의 통합을 시도하며 교선통합(敎禪統合)이라는 중요한 조류를 형성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불교 계보 속에서 선종이 어떻게 정착되고, 교리 중심의 교종과 어떤 방식으로 통합되었는지 그 흐름을 중심 고승들의 활동과 함께 살펴봅니다.선종의 시작: 도의와 초기 전래한국에서 선종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통일신라 말기, 도의(道義, 9세기 중엽)에 의해서입니다. 그는 중국 당나라에서 선종의 제6조인 혜능의 남종선 계통을 이어받은 승려로, 귀국 후 선의 수행법과 교리를 전파했습니다. 그의 활.. 2025. 6. 21.
지눌 이후 한국 불교, 민중 속으로: 실천과 신앙의 흐름 고려시대 지눌은 정혜쌍수와 돈오점수라는 수행 원리를 통해 한국 불교의 실천 철학을 정립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불교는 더 이상 일부 수행자나 지식인 중심에서 머무르지 않고, 민중 속으로 들어가 실천 중심 신앙, 율장 강조, 미륵신앙, 사회운동으로서의 불교로 확장되어 갔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눌 이후 한국 불교가 어떻게 민중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등장한 대표 인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진표와 율장 중심 불교: 실천의 시작고려 이전, 통일신라 시대 말기에는 민중 속에서 불교를 재조명한 인물로 진표(眞表, 8세기 활동)가 있습니다. 진표는 귀족 중심의 화려한 교학 불교보다는, 철저한 계율과 수행을 통한 미륵불의 현세구제를 강조한 고승입니다. 그는 특히 계율을 중시하며, 불교가 형식과 이론에 치우친.. 2025. 6. 20.
불경에서 사상으로: 구마라습 계보로 본 불교 철학의 진화 구마라습은 단지 불경을 한역한 번역가가 아닙니다. 그는 중관사상을 동아시아에 전한 사상적 선구자이며, 이후 수많은 고승과 철학자들이 그의 사유를 확장하며 불교 철학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구마라습 이후 중관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승조, 이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원효, 실천 중심 사상을 체계화한 지눌 등 대표 고승들의 계보를 따라가며, 불교가 어떻게 ‘번역된 경전’에서 ‘삶의 철학’으로 자리 잡아갔는지를 살펴봅니다.중관사상: 구마라습과 승조의 철학적 연결구마라습이 동아시아에 불교를 전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번역·보급한 사상은 바로 ‘중관(中觀)’입니다. 이는 인도의 대승불교 철학자 용수(龍樹)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며, 모든 존재는 본질이 없고 공(空)하다는 논리를 전개합니다. 구마라습은 『중론.. 2025. 6. 20.
불경 번역 계보로 보는 동아시아 불교의 흐름 불교가 동아시아에 전파되고 뿌리내릴 수 있었던 핵심 배경 중 하나는 '불경 번역'이라는 거대한 작업 덕분입니다.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로 전해지던 교리와 경전들이 중국어로 번역되면서, 중국과 한국, 일본 등지의 불교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이죠. 그 중심에는 구마라습, 현장, 의정이라는 세 번역가의 계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인물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불교 번역사의 흐름과 사상적 기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구마라습: 번역 불교의 선구자구마라습(344~413, 鳩摩羅什)은 인도계 쿠차 왕국 출신의 불교 승려이자,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번역가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4세기 말 중국으로 건너와, 장안에서 불경 번역에 몰두하며 약 300여 권의 경전을 한문으로.. 2025. 6. 19.